나이브스 아웃 감상완료 라이언 존슨
재밌게 봤습니다
미스테리 베스트셀러 부호의 갑작스러운 사망 이후 탐정이 사건을 수사하며 진실을 쫓는 이야기...에 더해 필연적으로 상속 문제가 얽히다 보니 고전적인 추리 소설 같은 영화라는 인상을 받으며 시작했는데요. 까보니 아주 현대의 이야기네요. 불법 체류자인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는 이주 노동자 마르타를 대하는 트롬비 가족의 모습은 고전과는 다른 현대적 혐오를 담고 있기 때문에... 진짜 이 가족 괜찮은 인간이 하나도 없는 최악 가족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할아버지... 자식농사 왜 이럽니까... 망했잖아요... 나머지는 처음부터 최악으로 보였어서 새삼스러운 실망도 없었지만 손녀 메그가 가족들의 성화가 무서워서 네 어머니에 대한 일을 털어놓았다고 말하는 장면에선 얘도 다르지 않구나... 무섭다고 털어놓아도 되는 무게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거임??? 랜섬도 중간에 홀라당 믿었는데 아니더라고요. (캐 쉽게 믿음) 그래서 이 가족 모두 아웃됨
포스터와 인물 이름 찾다가 다른 리뷰와 해석을 몇 개 읽었는데 읽고 새삼 생각해보니 보이는 게 있어 재밌네요. 타자기 하나 파는 걸로 시작해 대부호의 자리까지 올라간 할란은 옛날 아메리칸 드림의 미국 그 자체 같고, 약의 라벨을 바꿨어도 오랜 시간 노동하며 약의 미묘한 색상이나 점도를 기억했기 때문에 올바른 약을 놓았다는 마르타는 개인적인 성실함이나 인간성에 대한 긍정인 줄 알았는데 노동에 대한 긍정 같기도 하고요... 마지막 장면에서 '내 집, 내 돈, 내 커피'가 쓰인 컵을 들고 마르타가 가족들을 내려다보는 장면까지도 이어지는 것 같음. 그냥 보이는 그대로 봐서도 통쾌하고 위트 있다고 생각했지만!
말고는 칼 여러자루가 동글게 디피된 거 이미지가 좋았어요. 칼날이 향하는 중심에 있어 공격 받는 위태로운 이미지지만 멀리 보면 오래된 벽화의 휘광 같기도 하고...
반전과 비극도 있어 이런저런 해석을 덧붙이지 않아도 꽤 재밌게 봤어요... 무엇보다 결국은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 보답 받는 권선징악 이야기라 그런 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