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말 정 말 너무너무 아름다웠다...
1장 끝내는 데 30시간 정도... 2장도 30시간 쯤 3장 20시간 정도 플레이 한 것 같은데요
1장: 내가 진짜로 실크송을 플레이하고 있다니...?의 감동. 저는 정석 루트로 플레이 했는데요 (1장 모든 맵을 거쳐 풍화된 계단에서 2장 진입) 1장 맵 분량이 이미 신성둥지랑 맞먹는 것 같아서 팔룸은 뭐 얼마나 큰 거야? 하고 신기했어요. 순례길을 오르는 순례자들이나 마지막 심판 등 종교를 모티브로 삼았다는 건 알 것 같다...하고 스멀스멀 느끼며 오르다.
2장: 전 마지막 심판 만나러 가는 길을 매번 너무 어렵게 올라서요 (단련된 지금이야 눈 감고도 오를듯ㅋㅋ) 묵주 다 잃고, 묶어둔 묵주도 없이 2장으로 진입해버려서 지하 작업장에 땡전 한 푼 없이 떨어져서... 의자가 1회용인데... 여기 근처 몹들 다 더럽게 아픈 와중 죽여봤자 돈 너무 조금 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팔룸의 부조리함 더 미친듯이 체감했습니다... 이 벌레들 개 증오스러운 와중 막 기침해가면서 일하고 있는데... 팔룸은 뭐하자는 나라야... 나 정말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합창의 방에 들어오자마자 너무 아름다워서 사르르 녹음... 정말 더럽지만.. 정말 아름답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회색 황야에 비 내리는 것만 보고 와 여기가 실크송의 눈물의 도시인가봐! 했었는데 진짜 눈물의 도시는 여기더군요... 전 아직도 합창의 방 브금을 가장 좋아해요... 이거 구원을 주제로 한 찬송가라는 점이 더 아름다움... 하여간. 2장부턴 보다 확실하게 종교적인 모티브가 많은 걸 느낄 수 있었어요. 가장 강하게 느꼈던 건 핵에서 요람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승천) 나오는 백장미 가득한 필드였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정말 궁금해 크리스천 세계관이 베이스로 깔린 서양에선 단테의 신곡도 모두가 교양으로 읽는 건지. 스토리적으로도 많은 것들이 해명되기 시작. 2장까지 플레이하고 노멀 엔딩만 보더라도 완성도 높고 즐거운 게임이라고 생각했어요 전 이때도 별 다섯개였음 (좀 객관성 없어요?)
3장: 그런데 2장까지는 '우리 실크송... 할나 후속작이에요...' 라고 느끼게 되는 부분이 가끔씩만 있었는데요... (1~2장 모든 감동 포인트 여기 있었음) 3장에 들어오니 굉장히 많은 부분들이.... ... ... 호넷이 영원의 꽃을 얻기 위해 세 개의 심장을 얻으러 떠나는 것도 꿈 꾸는 자 셋의 봉인을 푸는 것과 비슷하고, 붉은 기억도 백궁-심연에서 기사가 본인 출생의 비밀을 알게되는 과정과 대치된다고 생각해요... 전작 주인공인 기사와 호넷이 출생의 일부를 공유하는 사이인 만큼 이런 겹치는 부분이 있는 게 식상하단 느낌은 들지 않고 뽕.으로 다가온 듯. 심연도요... 갈때부터 비명 지르면서 플레이하면서 혹시... 설마... 역시... 기사님... 나와주려나? 라고 생각했는데 진엔딩에서 보답 받아서 미치는 줄 알았어... 이때가 되니까 실크송이 처음엔 할나 dlc로 나오려고 했다는 사실이 체감이 되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좋은 후속작의 기준은 전작의 장점은 취함, 하지만 차별화도 줌, 세계관도 확장함, 개별 작품으로서도 완성도 있음, 여기에 더해 전작을 본 사람에게는 더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 있음. 인데요 실크송은 이 모든 것을 주는 데 더해 백합까지 준다...? 근데 이게 2만원...? 사장님이 미쳤어요 없는 게 뭐야? 너무 완벽하잖아? 출시까지 너무너무 긴 세월이 걸린 만큼 기대에 못 미치면 실망하기도 쉽다고 생각하는데요 다 까보고 나니 실망할 부분 저는 정말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있어도 엔딩에 취해 잊은듯...
웃기기도 한 점... 호넷이 주인공이라고 팔룸에서 교류하는 굵직한 npc들 대부분 여성이라는 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사는 공식적으로 성별이 없다지만 할나는 할 때 굵직하게 마주치는 npc들이 호넷을 제외하곤 거진 남성이라고 알고 있어서 (코니퍼, 퀴렐, 창왕 등...) 이 점도 대비가 된다고 해야하나 뭐 이런 점까지 대비를... 싶어서 웃겼어요... 사슴벌레와 종야수까지?
난이도는 또 하다보면 되게 되어 있고... 할나를 한 이상 하다보면 된다는 걸 알아서 (뭐 할나라고 처음부터 잘했나요...? 개못했지만 하다보면 됐음. -내 얘기-) 울고 원망하면서도 게임 자체에 붐따를 날릴 만큼 싫어진 적은 별로 없는듯... 문장마다 스타일이 달라서 보스나 맵마다 어떤 문장과 도구가 더 편할지 스타일을 바꿔가며 플레이 할 수 있다는 것도 재미를 더해준 것 같음!! 맵이 할나보다 훨씬 넓으니까요... 원툴로 팔룸 다 누비라고 했으면 질렸을지도 모름... 매일매일 몬스터만 잡고 재미 없어요. 같이... 전 인간이 성격이 급하고 게임이 마련해둔 기능을 100% 활용하진 못하는 인간이라 쓰는 도구 쓰는 문장 몇 개를 돌려돌려가며 썼지만 그럼에도 다 하고 보니 그 과정도 재밌었던 것 같네요... ... 그리고 어떤 보스는 안 쓰던 기술도 익혀가며 쓰게 만들더군요... 언제였냐면 광기레이스 상대로 십자수... ... 전 이 이전까지 십자수를 안 썼습니다... 댐 들어오는 타이밍 맞춰 0.5초 내에 F 누를 반사신경 있었으면 진작에 피했지.라고 생각했음. 그러나... ... 어쨌든 엔딩 봤죠?
두 시간 이상은 박으며 절 고생하게 했던 보스: 예배당 야수파리, 마지막 심판, 카르멜리타
그롤이나 레이스(2/3차)는 조금 오래 하긴 한 것 같은데 위에 애들보단 덜했던 듯...
정말 이 게임을 증오하고 피지컬의 한계를 느꼈던 부분: 지휘자의 선율 11웨이브 투기장
저도 깡으로 제가 다 잡았거든요... 가몬드 몇 번 못 만나서 부르러 가는 과정이 너무 길었고... 샤크라는 무기 날아다니는 이펙트를 제가 몹이 날리는 것과 구분을 잘 못해서 정신 사나워서 못 불렀음 (전 이 벌레가 행진로에서 도와줄 때도 제발 나가줘 나 혼자 잡을게.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피넬님 외롭지 않으시죠?
요즘 지인들 보면 다 가몬드 부르더군요.
그래. 흰우유 우리만 먹을게요. 다들 제티 타서 드세요.
가몬드 있을 때 부르시라고요. (으아아아아아아앙~~~~~)